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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명차품평대회

2004년 올해의 명차수상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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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차인연합회 작성일14-06-24 17:27 조회1,8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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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명차 청담차 /유기농법이 이룬 기쁨
이호복 곡천다원
건축을 전공했지만 천성적으로 자연이 좋고 산이 좋아 설악산에서 5여년을 살았던 내게 서울에서의 1년 6개월은 너무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
매연에 지치고 사람에 지치고 5월이면 벌써 더위에 지쳤다. 산골 생활이 몹시 그리웠다.
82년도부터 일년에 여러 번 차를 구하기 위해 드나들던 화개의 풍광과 산속에서 스님들께 얻어마시던 차맛을 잊을 수 없어 내가 좋아하는 차를 내손으로 만들어 실컷 마셔보고 싶은 생각에 1년만 더 서울에서 살면 죽을 것 같다는 반협박을 하여 아내와 5개월 된 아이를 데리고 무작정 귀농을 하게 되었다.
칠불사 들어가는 길목, 신흥리 진목마을에 무작정 터를 잡았지만 차만들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는 사람이 없으니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어디 가서 제다하는 것을 보는 것도 여의치 않았다.
조금씩 귀동냥 한 것으로는 제대로 된 차가 만들어질리 만무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다.
지금도 이사 온 첫해 차를 만들어 동네 아저씨께 보여드렸던 기억이 새롭다.
규격봉투에 제 양이 들어가지도 않았던 차를 이리저리 유심히 살피시던 분이 하시던 말씀, " 차라고 할 수도 없으니 팔 생각은 말고 그냥 친구들과 나눠 마시게나" 그 말에 제대로 된 차를 만들고 싶은 오기가 생겨 4~5년 동안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보면서 여러 가지 제다법으로 갖가지 차를 만들어 보았다.
그리고 유기농에 관심을 갖고 내가 가지고 있는 차밭에는 풀을 베어주는 것 외에 다른 아무것도 하지않았다.
사실 차에는 유기농개념이 필요없었지만 2000년도에 유기농을 추구하는 몇몇이 어울려 자연농업작목반을 조직하여 차농사에 접목했다.
차의 제다법도 중요하지만 건강을 위해서 마시는 차이기에 일체의 농약이나 화학비료는 하지 않고 미생물 발효퇴비를 자체 생산하고, 성장기에는 천혜녹즙 즉 새순의 엑기스를 희석하여 엽면에 살포하였다.
생산량은 많지 않았지만 차 본래의 순수함때문인지 차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더니 그 후 4년, 차를 만든지 12년 만에 생각지도 못했던 '올해의 명차'라는 상을 받게 되었다.
말할수 없이 기쁘고 그동안의 고생이 행복하게만 느껴진다. 자연농업작목반원들과 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 그런만큼 한편으론 송구하기도 하고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명차'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아야 하기에. 차를 시작한 처음 몇 년 동안은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그리고 다음 몇 년은 조금은 알 것 같은 마음으로 제다를 했지만 10년이 넘어가니 차에 대한 체계적인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올해 대학원에 진학하여 전문적인 차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 몇 달 동안 내가 얼마나 우물안 개구리였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차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만으로 더 이상의 발전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절감하니 마음이 더 바빠진다. 정확한 공부를 통해서 아직 우리 나라에서 만들어지지 않은 여러 종류의 차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긴 때문이다.
한 가지 차잎이라도 만드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차가 만들어지는데 녹차에 있어서도 누르기와 털기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의 차가 만들어진다, 차는 과학이다.
정확한 데이터와 방법대로만 하면 누구나 명차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은 문제로 보인다. 몇 종류의 발효차를 만들어보니 초의선사의 동다송에 나와 있듯이 우리 차가 맛과 효능에서 어느 나라 차에도 뒤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이 상을 계기로 녹차뿐 아니라 발효차 만들기에도 더욱 노력하여 한국의 차가 더욱 다양하고 풍성해지는데 이바지 하고 싶다.
더불어 우리 차인들이 안심하고 차를 즐길 수 있도록 해 드리고 싶다. dojang.gif